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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8 정형돈에 대한 몇가지 사실들 4
  2. 2006.11.03 채정안 신체의 비밀.. 6
  3. 2006.10.31 Heroes...미국드라마 이야기 6
  4. 2006.10.26 총각, 너희가 연봉을 아느냐? 2
  5. 2006.10.24 Wedding



사실 하나.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개그맨이 된 사내가 있다. 데뷔한 다음 해 신인상과 최우수코너상을 수상하고, 이듬 해 연예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이 사내는 타 방송사로 이적하자마자 그 해 방송연예대상 남자우수상까지 수상하며 예능인이라면 누구나 탐날 법한 커리어를 손에 쥐게 된다. 사실 둘. 출연하는 프로그램 그 어디에도 자리잡지 못하고 못 웃긴다는 타박을 들으며 퇴출압박에 시달리는 개그맨이 있다. 인터넷에서 이 사내의 이름을 쳐보면 팬까페보다 안티까페가 먼저 뜨고, 게시판마다 이 사내를 퇴출시키라는 의견들이 즐비하다. 사실 셋. 이 둘은 동일인물이다. 예능인의 영고성쇠가 드문 일은 아니기에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이 사내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이 사내가 퇴출 위기에 시달리기 시작했기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MBC 방송연예대상 남자우수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개그맨으로서의 위상을 떨쳤기 때문이다. 이 사내의 이름은 정형돈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전심전력으로 이 사내를 옹호할 생각이다.


웃길 줄 아는 사람. 웃길 줄 알았던 사람.

사람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개그콘서트>에서 정형돈이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제법 ‘웃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다들 인정할 것이다. 정형돈이 <개콘>에서 구사하던 개그를 불편해하던 필자도 그가 재능있는 개그맨이라는 사실만큼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개콘> 출신 개그맨 중 가장 성공적으로 버라이어티에 적응한 개그맨이었다.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것처럼 이경규가 뒤를 봐준다는 지적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활약은 주목할 만 했다.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버라이어티에서 흔히 그러듯 순발력 부족으로 뻣뻣하게 서서 응당 챙겨먹어야 할 자기 몫을 놓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비록 부담스럽고 공격적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어떻게 하면 잘 잡아끌 수 있는지 그것 하나만큼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최소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정형돈이 지금처럼 툭하면 퇴출의 압박에 시달리진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정형돈이 현재 출연하는 프로그램들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코너는 <무한도전>과 <상상플러스>다. 두 프로그램은 각각 MBC와 K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며,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입담을 자랑하는 예능인들이 포진해있는 프로그램이다. 탁재훈은 몇 번의 포맷 변경을 거쳤던 <상상플러스>에서 흔들리지 않는 쇼의 중심이었고, 유재석은 스스로 ‘유재석식(式) 오합지졸물(物)’ 이란 장르를 개척하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정형돈은 이 당대 최고의 예능인들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무한도전>에서만큼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뒤지지 않았다. 박명수의 호통과 노홍철의 정신없는 재담 속에서 그는 힘으로 승부하고 거만하게 남을 내리 누르며 순간 순간의 재치로 사람들의 약점을 공격했다. 종종 덜 웃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지언정 눈앞에 던져진 기회를 그냥 놓치진 않았다.




잠시 되돌아보자. 그가 초창기에 버라이어티에 출연할 때 그는 게스트라거나 패널로 활약했다. 그가 MBC 나들이를 처음 시작했던 시절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는 수십명이 등장해서 조금씩 자기 몫을 가져가는 스타일의 코너였고, <행복주식회사>는 그렇게 많이 망가져가면서 사람들을 웃기지 않아도 충분히 여유있게 진행이 가능한 포맷이었다. ‘상상원정대’는 매 회마다 그럴싸한 짤방만 만들어내도 욕먹지 않을 수 있었고, <논스톱>은 정통 코메디는 아니었지만 버라이어티처럼 순간의 재치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정확하게 합이 짜여진 시트콤이었다. <무한도전>의 전신이라 할 수 있을 ‘무모한 도전’은 힘자랑과 투덜거림만 선보여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코너였지 않았나.


그림자

반면 현재 그가 출연하는 코너 중 가장 욕을 많이 먹고 있는 <무한도전>과 <상상플러스>를 살펴보자. <무한도전>이 초창기 ‘거꾸로 말해요 아하’로 서서히 시청률을 끌어올리던 시절만 해도 그는 날렵하게 공격단어를 던지고, 사람들을 골리며 비아냥거리고 거들먹거리며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챙겨갔다. 건방지고 재치있는 입담은 노홍철과 공유하는 부분이었지만, 노홍철이 속사포같이 쏟아부어대는 스타일이라면 정형돈은 가만히 한 마디씩 던지는 것마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다. 때때로 유재석과 박명수를 공격하며 두 사람의 캐릭터를 강화시켜주었고, 새로 들어온 하하를 추켜세우며 보듬었던 것도 정형돈이었다. 그러던 그의 캐릭터가 점차 말이 없어지고 가려지기 시작했던 것은 멤버 여섯 명의 캐릭터과 그 호흡이 조율될 때부터였다. 서로 보완해주지 않아도 각자의 캐릭터가 갈 길이 명확해진 이후, 정형돈은 자신의 캐릭터를 서서히 남들에게 잠식당하기 시작했다. 건방지고 안하무인한 것으로는 하하와 박명수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입담의 화려함에서는 유재석과 노홍철에게 밀렸으며, 체력의 우위에서 오는 압도감은 정준하에게 밀렸다. 정형돈은 점점 예의바른 사람이 되어갔고, 말수조차 적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상상플러스>는 어땠을까? 신정환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우게 되자 대타로 들어왔던 정형돈은 제법 선방했던 편이었다. 탁재훈 – 이휘재 – 신정환의 원년멤버들이 황금호흡을 자랑하며 함께 하던 MC들 - 이병진이나 SIC – 을 조기퇴출시켰던 것에 비하면 정형돈은 그 틈바구니를 제법 잘 파고 들어갔다. 물론 신정환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겠지만, 적어도 공격의 대상이 되어 탁재훈의 짖궂은 농담을 받아주고 문제를 맞추며 어느 정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은 수행하고 있었다. 비록 특유의 건방지고 무례한 스타일의 개그를 선보일 순 없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셋이 조금만 더 오래 호흡을 맞췄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신정환의 복귀는 빨랐다. 한국에서 연예인들이 ‘공인’의 위치에서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받는 것을 생각했을 때 4개월은 자숙의 기간치곤 너무 짧았다. 황수정이 5년 째 복귀하지 못하고, 이승연이 아직도 사람들의 손가락질에 시달리며, 신동엽조차 재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걸 생각해보면 신정환은 너무 일찍 컴백했다. 그게 나쁘다거나 잘못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이른 복귀가 정형돈에게 걸림돌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탁재훈과는 운명공동체였고 이휘재와는 오랫동안 MC로 호흡을 맞춰왔던 신정환이 돌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황금호흡이 재편되었다. 새로운 질서가 정립되려다가 갑자기 구체제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남겨진 정형돈은 어땠을까? 아무도 노골적으로 그가 웃기지 않는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는 서서히 낙오되었다. 그리고는 일이 터졌다. 방송 중에 이휘재가 정형돈을 향해 방송에서 해선 안될 욕설에 해당하는 동작을 취한 것이다.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던 이휘재의 표정과 그 동작은 확대되고 반복되어 인터넷 공간을 떠돌아다녔다. 이휘재는 한동안 해명을 하고 다녀야 했고, 정형돈 역시 이휘재와 절친한 선후배 관계라고 강조해야 했다. 그러나 정작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형돈이었다. ‘이휘재가 정형돈보고 웃기지도 못하면서 문제만 맞춘다고 욕했다’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굳어지면서 사람들의 머릿 속에 ‘정형돈이 좀 못 웃기긴 했지’라는 인식이 노골적으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욕을 먹은 피해자니만큼 당장의 동정론을 살 순 있었겠지만, 개그맨이 웃기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치명적이니까 말이다.




결국 ‘못 웃기는 사람’으로 낙인찍인 정형돈은 지금 <상상플러스>에서 할 역할이 없어져버렸다. 이휘재는 매번 힌트를 다 듣지도 않은 채 뛰쳐나가 카메라 앞에서 너스레를 떨다가 깔대기 세례를 받고 돌아오고, 탁재훈은 1단계 힌트가 다 제시된 후에 사람들의 머리를 모아 공통점을 파악하다 말고 뛰쳐나갔다가 깔대기를 맞고 돌아온다. 신정환은 만년 꼴등 자리를 도맡아서 하고 있다. 이건 마치 고전 시조가 정해진 운율을 지키며 쓰여지는 것처럼, <상상플러스>가 고집하는 공식과도 같다. 정형돈은? 그는 이 황금호흡 앞에서 자신의 몫을 찾지 못하고 겉으로만 맴돌고 있다.

정리해보자. <무한도전>은 여섯 명의 팀웍을 기반으로 좌충우돌 닥치는 대로 ‘뭐든지’ 해치우며 벌이는 리얼리티 쇼다. <상상플러스>는 탁재훈 – 이휘재 – 신정환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우주에서 퀴즈쇼를 빙자해 벌이는 무식의 향연이다. (<상상플러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못 맞춰서 웃기는’ 요소를 강조하게 된 건 <무한도전>의 영향도 크다. 그 전에도 그런 모습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명색이 퀴즈쇼인 주제에 ‘이렇게 일찍 맞추면 재미없잖아’라고 대놓고 투덜거리는 건 무식과 이기주의가 판치는 예능프로계의 기린아 <무한도전>이 제자리를 잡고부터였다.) 정형돈은 양쪽 프로그램에서 건방지고 무례한 캐릭터도 상실했고, 특히나 <상상플러스>에선 제대로 된 캐릭터 하나 잡지 못하고 빙빙 겉돌고 있으며, 안 웃긴다는 치명적인 오명을 안고 자신감마저 잃어가는 듯 보인다. (이 부분을 볼드 처리한 이유를 생각해 주기 바란다.) 이 두 프로그램은 더 이상 각자가 정해진 몫을 챙겨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어떻게든 알아서 돋보여야 하는 프로그램이란 소리다. 게다가 날고 기는 재담꾼들이 심할 정도로 많이 모인 프로그램들 아닌가. 정형돈이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표>라거나 ‘동안클럽’과 비교해봤을 때 격차는 더욱 더 커진다.

더 환장할 사실을 얘기해볼까. 이 두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와 <무한도전>은 모두 목요일 녹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물론 <무한도전>은 요즘 멤버들이 투덜대는 것처럼 월화수목금토일을 가리지 않고 무작정 녹화하고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양대 방송사의 간판 예능코너 녹화를 하루에 몰아서 한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양쪽에서 공히 욕을 먹으면서, 양쪽에서 공히 지쳐가는 걸 지켜보는 건 프로그램의 팬 입장에서도, 정형돈의 팬 입장에서도 즐거운 일이 아니다. 이 사내, 어쩌자고 이러고 있단 말인가.




그러나 정형돈의 이런 모습들을 가지고 그를 저평가해선 안 된다. 아니, 적어도 나는 그렇게 주장한다. 그는 더 이상 단순하게 자기 자신을 부각시키려 노력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프로그램의 맥을 읽어내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을 보자. 난장판을 벌이는 것은 박명수와 정준하, 노홍철이고 수습하는 것은 유재석이다. 막내 하하는 당돌함을 무기로 모두를 공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에서 이 아비규환의 맥을 짚어내는 건 누굴까? 당연히 제작진이다. <무한도전> 제작진들은 여타 프로그램 제작진들과는 다르다. 맥락을 짚어내는 발군의 센스는 물론이거니와, 쇼의 외부에서 이들을 ‘관찰’하고 ‘논평’하는 행위를 통해 제작진 스스로가 하나의 캐릭터를 이루고 있다. 가히 제 7의 멤버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유재석이 날고 기며 쇼를 이끌어 나간다 해도 제작진들이 정확하게 맥락을 짚어내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무한도전>은 없다. 그런 제작진들과 가장 정확하게 호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유재석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강조해야 할 맥락을 잘 짚어내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 바로 정형돈이다.

유재석을 제외하면, 박명수와 노홍철의 난장판 속에서 프로그램 전체에 대해 촌평을 날리는 것은 정형돈 뿐이다. 박명수와 정준하의 대화를 보면 이 둘은 서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는 커녕 제대로 듣지도 않는다. 자신의 말을 반복해서 윽박지르며 서로를 공격하는 유치함과 뻔뻔스러움이 이들의 컨셉 아닌가. 노홍철을 보라. 상대방의 헛점을 파고들어 공격하는 것은 할 줄 알아도 상대방의 말을 받아서 부각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정형돈은 이 아수라장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프로그램과 한 발 정도 떨어져서 그 순간 순간의 분위기를 읽어낸다. 상대의 말을 받아서 맞받아치고, 강조할 부분을 반복해서 부각시켜주는 것이 누군가. 정형돈이다.




단순하게 웃기는 사람으로만 남을 거라면, 상대의 말을 잘라먹고 들어가도 좋다.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만족해도 좋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쇼 전체의 흐름을 읽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MC의 위치에 욕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말을 적재적소에 강조해 주는 능력, 쇼 전체에 대해서 맥락에 맞게 촌평을 날리는 능력에서 정형돈은 한참 선배인 박명수나 정준하보다 한 수 위임을 증명하고 있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무한도전>의 자막을 잘 살펴보기를 부탁한다. 정형돈이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말들은 그대로 PD의 한마디로 채용되어 상호 호응한다. 이경규가 정형돈에게 했다던 충고, 혼자 돋보이려고 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으라는 말은 정형돈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이제 정형돈은 자신의 몫을 챙기지 못해 안달내지 않는다. 프로그램 전체를 읽어내며 유재석과 함께 <무한도전>의 호흡을 조율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본인도 자신감을 상실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서브 MC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암울하던 시기 유재석이 겪어야 했던 오랜 암흑기를 생각해보면 그 시간 동안 좌절하지 않고 버틴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무한도전>처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떼로 나와서 단체로 웃기는 프로그램에서 밋밋한 캐릭터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유의 건방진 캐릭터도 잃고, 자신감도 잃어버린 이후의 그의 모습은 그렇게까지 희망적이진 않았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웃기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점을 응용하기 시작하자 이야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방영분들을 살펴보자. 정형돈은 하하와의 어색한 사이 덕분에 2회 분의 주연자리를 따냈고, 추석특집을 통해 한 회분의 자리를 더 따냈다. 그 동안 정형돈이 반복되서 강조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단점들을 들춰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남들과 쉽게 어울리고 친해지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내세우며 ‘그래, 나 어중간해’라고 울부짖기 시작했고, ‘그래, 나 안 웃겨’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음 화에선 스스로가 못 웃긴다는 점을 놀림거리로 삼아서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시작했으며 (가을소풍 특집. 무한백일장을 참조하시라) 제일 최근 화에서 ‘엄마, 나 당분간 또 잘 안 나올 거 같아. 한 두 달 정도 뜸할 거 같은데… 그냥 스펀지랑 번갈아가면서 봐도 될 거 같아’ 라고 말하며 못 웃기는 스스로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다름 아니라 오랜 기간을 숨죽이며 ‘못 웃기는 사람’ 이란 낙인을 안고 살던 박명수가 재기에 성공한 바로 그 방법이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통해 자신의 절망적인 개그감각 자체를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못 웃긴다는 점 자체를 고유의 캐릭터로 구축한 박명수의 전례를 착실하게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형돈은 박명수보단 훨씬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가 슬럼프에 시달린 것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벌써부터 바닥을 치고 재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명수가 가장 드라마틱한 케이스여서 그렇지, 비단 박명수만 이런 과정을 거쳤던 것이 아니다. 본인이 어느 수준으로 웃긴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예능인의 방송생명을 좌우하는 큰 요소인 것이다. 김국진이 천하를 호령하던 시절 남희석은 사람들을 웃기는데 성공하면 그때마다 ‘나 김국진보다 웃겨?’라고 물어보며 자신의 포지션을 강조했고, 박수홍과 이휘재는 섣불리 사람들을 웃기려 들기보단 무난하게 방송 흐름을 읽는 노선으로 방향을 틀면서 장수하고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정형돈에게 기대를 건다. 게다가 정형돈은 벌써부터 조금씩 프로그램 전체의 흐름을 읽어내고 있지 않은가.




가장 최근 방영분인 농촌특집에서 정형돈과 하하는 그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제법 그럴싸하게 진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하 역시 특유의 건방진 캐릭터를 서서히 벗고 <무한도전> 전체의 흐름을 읽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마도 괴물 같은 입담을 자랑하는 노홍철처럼 확고한 캐릭터로 승부하기엔 역부족이었지 않나 싶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노홍철처럼 스스로를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캐릭터가 어디 흔한가 말이다. 어찌 보면 폭발적인 웃음을 불러오진 못한다는 점에서 정형돈과 하하는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다만 정형돈의 슬럼프는 눈에 띄이게 길었고 하하는 아직까지는 제 몫을 찾아먹고 있다는 점 정도가 차이일 것이다. 이 둘은 다른 멤버들이 진행석을 비운 사이에 조금은 어색하지만 프로그램이 흘러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정형돈에게 부족한 순발력은 하하가 채우고, 하하에게 부족한 흐름을 읽는 시야는 정형돈이 보강해주면서 두 사람은 MC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증명해 내는데 작지만 의미있는 성공을 거뒀다.


다시, 정형돈에게 꽃을.

정형돈의 가능성을 믿는가 안 믿는가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국내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유재석은 10년에 가까운 무명시절을 거쳤다. 그 시절 인터넷이 있었다면 유재석 역시 사람들의 비난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이경규가 정형돈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여지껏 이경규가 작정하고 키운 사람치고 성공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김용만을 집중적으로 키운 사람이 누군가. 강호동을 예능계로 이끌어 온 것이 누구인가. 박명수가 누구의 수제자를 자처하는가. 윤정수가 MBC에서 안정적으로 방송을 하기 시작한 것이 누구 덕인가. 조형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기 캐릭터를 굳힌 것이 누구 덕인가. 예능계의 큰 손 이경규 아닌가. 그런 이경규가 주목하고 밀어주고 있는 것이 정형돈이라면 그것은 정형돈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일일 뿐이다. 이경규가 뭐가 아쉬워서 가능성이 없는 사람을 밀어주겠는가 말이다.

첫 문단과 반복이겠지만. 사실 하나.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개그맨이 된 사내가 있다. 데뷔하자마자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온갖 상을 휩쓸며 예능인이라면 누구나 탐낼 법한 커리어를 손에 넣었다. 자신을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스탠드업 코메디 출신 중 가장 성공적으로 버라이어티로 진출했다. 한국 예능계의 대부의 신뢰를 받으며 지난 2년 간 수많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경험을 쌓아 마침내 A급 게스트가 되었다. 사실 둘. 게시판마다 온갖 비난에 시달리며 못 웃긴다는 낙인을 주홍글씨처럼 달고 있는 개그맨이 있다. 슬럼프는 길고 지리하며 이제 방송에서조차 이 사람을 보고 제발 좀 웃겨보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사실 셋.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 사내를 지지한다. 이 사내의 이름은 정형돈이다. 내가 그를 믿는 것처럼, 정형돈도 스스로를 믿기 바란다. 그의 행운을 빈다.





출처:Channel Quatre
Posted by 망자™
:

채정안 신체의 비밀..

Freetalk 2006. 11. 3. 13:19 |

예전에 봤던건데 다시봐도 너무 재밋네요..

생각해보면 지금 상상플러스보다 이때가 더 재미있었어요.

그전에 최성국이랑 토니안 나올때도 재밋었고요.

다시 그때 포맷으로 돌아갔으면..~

Posted by 망자™
:
오늘은 요즘 재밋게 보고 있는 드라마를 소개할까 합니다.

예전부터 드라마를 좋아한건 아니였지만, 회사를 관두고 나서부터 시간이 너무많이
남아돌다 보니 자연스레 드라마도 많이 보게 되네요..^^

한 3~4년전부터 일본드라마는 자주 보곤 했지만 미국드라마에 관심을 가진건
얼마 안됩니다. 그 시작은 너무나도 유명한 'Lost' 였고요..지금은 질질끄는
내용때문에 안보긴 합니다만.....뭐..완결 소식이 나면 봐야죠...^^


니들 섬에서 일부러 안나가는 거지?.-_-;;





미국드라마들의 특징을 보면 소재가 다양하고 스케일도 왠만한 영화 저리가라
할 정도로 크지요. 제작비도 우리나라와 비교도 안될정도 수준이고요.

그러나, 시청률에 너무 많이 휘둘립니다. 그도그럴것이 돈을 수십억을
쏟아부었는데 시청률이 저조하면 손해잖아요..그래서 준비한 내용을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중도에 마감하는 드라마들도 수도없이 많지요.

예전에 'Surface'란 해양SF 드라마를 즐겨봤는데요...SF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중독성강한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나 미국본토에서
시청률저조와 대책없이 커져버린 스케일때문에 시즌1을 끝으로 종영되버린
드라마지요..(한동안 후유증 컷습니다...ㅠ.ㅠ;;)

이렇게 미국드라들은 시청률이 좋으면 시리즈를 미친듯이 늘리거나 (CSI, 스몰빌 등등)
반대로 시청률이 저조하면 시즌1에서 종영이나 시즌마치기 전에 조기종영 시켜버리지요.(Surface,Threshold 등등..)


시즌1 마지막 장면을 보여줘 놓고 시즌2를 안만들면 어쩌라는겨...시즌1본 사람들 궁금해 죽으라는거지...원..-_-;;




이런 미국드라마의 특징때문에 나름대로 감상하는 Tip이 생겼는데,
완결이 났거나, 최소한 시즌2이상된 드라마만 보는거죠. 시즌2이상가면
어느정도 검증은 된거라 보면 됩니다.

요즘 제가 즐거보는 드라마로는 'Prison Break', 'Battlestar Galactica','Supernatural', 'Heroes'등등..
이중에서 Heroes만 이제 시즌1 에피소드5편까지만 나온 드라마인데요..
제가 왠만해서는 막 시작한 드라마는 잘 안보는데 이 드라마 만큼은 그 설정이나
내용이 너무나 끌려서 안볼 수가 없게 하는군요.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자만...
'X-MEN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펼치는 도시속의 LOST'

라고 할까요..처음에는 단순한 SF물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보다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첫화부터 퍼즐맞추기 같은 내용이 시작되는데...으음..Lost의 악몽이 다시 떠오릅니다.

어찌됐던 현재 미국에서 이 드라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 하다 하니 시즌1만 하고
말아먹을 걱정은 안해도 되겠죠. 이 드라마는 과연 몇년이나 하려나...-_-;;

미국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아직 이 드라마는 국내에
소개가 안된거 같더군요. SF물 좋아하시고 LOST나 Prison Break같은 퍼즐스타일의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거 한번 보시면 중독될거라 확신합니다..^^

Posted by 망자™
:
 
연봉에 맞는 차를 골라 달라는 글에는 두가지가 공통점으로 달라 붙습니다.

나이가 젊다.

미혼이다.

즉 소비가 적다를 강조 할려고 이런 이야길 붙이죠.


'전 29이고요. 연봉 5000이고요. 결혼할 생각도 없고 애인도 없습니다. 집도 부모님에게 얹혀 살고 차도 없습니다.'

즉 이렇게 말이죠.

나이가 좀 많아지면 결혼 부터 하라고 할테니...^^

여기에 이렇게 더 적으면 금상 첨화겠군요.

'친구도 없고 술도 못 마시고 취미생활도 없어 퇴근 하면 바로 집에 와서 쳐박힙니다.'


이런 사람은 일년에 천만원 지출도 안 할 테니 4000만원 여유가 되는 조건이군요.

결혼 전까진 말이죠.


이런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기업 연구소에 박사 입사 했다면 1년 후 과장급 나오니 4900은 나오겠죠.

공부 잘 하는 넘은 군대도 안 가고 졸업전 회사에서 데려가니 박사 공부까지 더 한다고 해도 입사도 비슷합니다.

제가 쏘나타 카달로그 쪼물딱 거릴때 IMF 할판이긴 했어도 기업 연구소 간 넘이 엘란을 떡 하니 끌고 왔었으니까요.

지금 물가로 말하면 당시 엘란은 2인승 베라크루즈 오픈카 인셈이었습니다.


지금의 중형차는 국민차지만 그땐 정말 중.형.차.였습니다.^^


저 녀석이 부럽긴 했으나 그 당시 초봉 1800 (지금으로 말하면 3000수준)에 쏘나타 1300 (지금 물가론 NF 2000짜리) 카달로그를 만지고 있으면 마냥 행복 했습니다.

물가는 사회를 비추는데 보통 대기업 2/3 초봉하면 중형차 기본급 오토 하나 나옵니다.

아르바이트로 월 45만원 짜리 뛰면서 공부 하다가 사회에 나가서 몇배를 만지니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었죠.

총각때니 지출도 별로 없었고 또 차살려고 착실하게 돈을 모으던 중이었는데 흰색 구형 누비라 스패건 1.8이 나오자마자 눈에 딱 박혀서 구입해서 타고 다녔죠.

이땐 세상에서 부러울께 없었는데...

흰색 스패건 1.8에 슬라이딩 선루프 옵션까지 다한 오토만 빠진 풀 옵션 차였는데 새차로 받던 기억이 나는 군요.

와이프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와이프 처음 만났을때도 이렇지 않았습니다.^^;;;

그땐 외제차도 강남에 보기 드문 시절이고 길바닥에 주로 다니는 차종이 엑셀, 엑센트, 엘란트라였고 간간히 아반떼가 보이던 시절 입니다.

신차 처음으로 나온 것을 끌고 다닐때 주변의 시선을 받는 느낌이란...^^


저 차는...지지대까지 먹어서 본넷까지 갈고 앞쪽 양쪽 휀더 다 교체 했었고...문짝 세짝 교체 했었고 뒷쪽 휀더도 판금 했었으니...그 상태에 인기없는 스패건 1.8 수동이라...중고차로 팔기도 그래서 신입 직원 운전 연습용으로 시집가버렸죠.

이 직원도 얼마 안 있어 다른차 사면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아아...나의 첫차 추억이여...ㅠㅠ

첫사랑 만큼이나 밤잠 설치게 설레게 했던 녀석인데 어디에서 뭘 할지...

설마 지금 어디에선가 납작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_-;



누구나 젊고 미혼에 첫 월급 받고 좋아 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중고차로 샀건 새차로 샀건 첫차에 대한 추억이 있죠.

그러나...

지금 연봉에 맞는 차 이야기 하는 사람들 보단 연장자로써 이제 부터 하나 적어 봅니다.



총각때야 돈이 넘쳐나는 느낌이 듭니다.

저도 사실 주체를 못 했습니다.

새차사고 친구들과 술마시고 단란주점도 가보고 여자 소개 받아서 데이트도 하고...

가끔 카드값이니 할부금이니 잠깐 쪼들린 달도 있어 지원 받은 적도 있지만 대부분 넘쳐 흐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4-5년 살고 나서 '결혼' 이라는 단어가 찾아 왔죠.


당장 살아야 할 집부터 찾아야 하더군요.

부모님이 지원해서 전세 가네 이런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으므로 우선 모아 둔 돈을 박박 긁어서 월세부터 시작 했습니다.

차를 또 바꾸니 데이트니 뭐니 펑펑 썼으니 통장에 잔고가 남아 있던게 이상했었죠.

그나마 결혼 해야 겠다고 생각 하고 그때부터 모은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차 할부금에 월세에 생활비에 카드값에...돈을 언제 모으나 막막해지더군요.

그나마 아내가 시집올때 모아 둔 돈이 있었고 아내가 돈을 벌고 있으니 위안을 삼았지만 얼마 안 가서 애가 덜컥 생기고 아내도 직장을 그만 두었죠.

혼자 쓸땐 몰랐는데 셋이서 쓸려니 앞이 캄캄해 집니다.

거기에 전세로 빨리 가서 매달 내는 월세를 없애려니 삶이 빡빡 하죠.



게다가 씀씀이라는 것은 다 수입에 맞아 집니다.

1800을 받으면서 빡빡하게 살던 사람의 연봉이 점차 올라 4000을 받는다고 치면 2200씩 저축이 될까요?

이건 숫자 놀음입니다.

실제로는 500만원 저축 하기도 빡빡해 집니다.

집도 당연히 커져야 하고 먹는 것도 좀 더 쓰게 되고 애 장난감도 하나 더 사주게 되다 보니 2000을 받던 4000을 받던 6000을 받던 생활비라는 것은 항상 빡빡하게 사는 것이죠.


소문으로 들은 것이지만 모 사장 아들이 1년에 9억에서 12억 정도를 쓰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답니다.

이 이야길 듣고 월 1억인데 어떻게 쓰냐라고 했더니...

젊은 남직원 녀석은 '하루 330만원 꼴인데 단란 가면 되죠.' 이러지 않나...

젊은 여직원은 '요즘 옷 천만원 짜리 많은데 몇벌만 사도...' 이러더군요.

뭐 하긴 20대에 페라리 이런거 타는거 보면...모자란다고 할 수도 있겠구나 합니다만...-_-;


집 몇채 가격이라는 차들이 집한채 가격이 되었군요. 씁쓸한...-_-;

이렇게 씀씀이란 자신의 수입에 딱 맞춰 생활하는게 인간 입니다.

연봉 5000대인 과장님급에선 생활이 여유롭다고 이야기 하겠습니까?

차장님은 과장님 보고 또 이러더군요.

'나도 자네 처럼 애들이 중학생이었으면 좋겠다. 고등학생 되면...에효...'

어느 한분 여유롭다고 외칠 수가 없죠.



또 여기에 연봉이 4000이 넘어 가면 엄청난 압력을 알게 모르게 느껴집니다.

사무직들은 이 시기가 오면 생산직이 부러워 집니다.

당연히 회사로써는 이윤이 남아야 하는 장사이므로 4000을 주면 회사에 그 이상을 벌어다 줘야 합니다.

당장 내 책상 자리값 부터 들어 가니까요.

게다가 효율의 문제에서도 2000만원 받는 사람 두배의 일을 4000받는 사람이 못 한다면 떠나야죠.


단순한 보고서 하나에도 기교가 들어 가야 하니 젊었을때 왜 이리 일이 많아 하면서 어거지로 쓰던 시기와는 달라 집니다.

과장 진급이냐 아니면 여기서 끝나야 하나...그러고 나면 앞으로 뭘 해야 하나...생각이 복잡해 지는 시기죠.

사관학교 간 넘이 소령 소령...노래 부르듯...이쪽에선 과장 자리 부터는 털려져 나가느냐 붙어 있냐의 싸움이 됩니다.


회사같이 짠 곳에서 그 만큼 돈을 준다면 그 만큼의 댓가를 요구해서 주는 것이죠.

한번 입사해서 평생 직장으로 과장이 안 된다면 만년 대리로...차장이 안된다면 만년 과장으로 연차 먹어 가면서 사는게 아니죠.

초봉이 쎄니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젊은이들이 모이고 여기서 옥석을 가려 내고 잡석은 버립니다.

대리까지야 모두가 다 잡석입니다.


초반에야 공부만 잘 하는 애들이 들어 옵니다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능력이라는게 나옵니다.

공부를 잘 했다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 못 했다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죠.

회사내에서 학벌이니 어느 라인이니 이런게 좌우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능력을 발휘해서 올라 갔을때 이야기고 대리급에선 계급장(학벌) 떼고 한판 싸움이 붙어 집니다.

무조건 평가는 저 녀석 일 잘하냐 못 하냐로 나눠 집니다.



20대 경력 2-3년차는 의욕은 많으시겠지만 자신이 능력이 있나 없나도 현재 판단이 안 되실 겁니다.

죽도 만지던 2-3년차 지나서 7-8년차 가야 목검승부를 하게 됩니다.

이기고 지는 사람이 나오고 지는 사람들 중에선 목검에 맞아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죠.

10년차쯤 되면 슬슬 진검도 가끔 만져 보게 됩니다.

진검승부를 할때면 총도 만져 보게 되겠죠.

사장급이 가면 핵싸움(같은 파 우르르...)이라는 농담을 합니다만...^^


연봉이 고액이라면 그 만큼 싸움은 치열한 곳입니다.

왜냐면 그 돈 주고는 능력 있는 사람 누구든 데려다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더구나 젊은 분들이라면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서 어떻게 판단 하고 있는지 감을 못 잡으실 겁니다.

위에 말했던 엘란을 샀던 그 친구도 초봉 3000(지금 물가로는 5000수준)을 받았으나 9년차에 짤려서 받던 연봉의 절반인 3500만원 받으면서 중소기업 연구실에 경력사원으로 들어 갔으니까요.

하루 하루가 치열해지게 됩니다.

당연히 자기 주변에 대해서 리스트 안 만들어 다니는 사람 없죠.



직장 이야긴 그만하고 생활에 대한 이야기 한번 해보죠.

제가 처음 초봉 받았을때와 지금 물가는 다르니 초봉 받았던 시절 보단 지금이 두배 이상 법니다.

물론 지금 신입하고는 1200만원 차이 밖에는 나지 않죠.

8-900차이나는 3-4년차 애덜 보단 그 댓가 이상은 일한다고 생각 합니다만 7-8년차 애들 보단 돈차이가 당연히 3-400으로 더 적어지긴 했습니다만 일에 대해선 이 녀석들 보다 자신있게 더 잘한다고 이야기 하긴 그렇습니다.

주변 동기들이 다들 배들도 나오고 머리숱도 적어지고...7-8년차 애덜은 아직은 싱싱한데 밀리는 느낌이 다소 들때도 있죠.^^


돈이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긴 했으나 생활이라...

집은 18평 아파트에서 24평 지나 30평대에서 빙빙 돌고 있습니다.

그런데...18평 방2 짜리에서 둘이서 생활 하던 때 보다 분명 방이 3에 집이 더 커지긴 했습니다만...안방 빼고 방 하난 애가 차지하고 있고 방 하나는 장난감이니 옷이니 잔뜩 집어 넣은 창고 입니다.

18평에 애가 없을때나 24평에 애가 기어 다닐때나 34평에 애가 커졌을때나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집니다.

(솔찍히 18평에 둘이서 살때가 제일 넓었던 느낌이...)


애 없을때 18평에서 누울자리도 많더니만 마루를 장악한 장난감에 쇼파외엔...-_-;

월세에서 변두리 전세로 낑낑거리고 어느 정도 변두리 떠나서 중심지로 이동해서 올해 중순에 겨우 아파트 분양 받아 입주 했습니다만 월세 살던때 보다 더 끔찍한 돈을 내고 있습니다.

대출 받은거 이자만 내는데도 거의 50만원 정도 들어 갑니다.

신혼 살림때 월세 25만원에 두배는 깨지는 셈이 되었군요.-_-;

피가 5000이 붙었다지만 팔때 아니곤 제가 만지는 돈도 아니고 단지 전세 살다가 내 집 샀는데 왜 월세로 다시 온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만 납니다.

관리비에 뭐에 집 하나가 75만원돈 잡아 먹고 있죠.


여기에 자동차 절반을 할부로 끊었으니 이 녀석도 월 40만원 할부금이 나가죠. 할부가 끝나는 3년차에 차를 다시 팔면 절반 값 밖에 못 받으니 이것은 월 40만원씩 쓰는 셈이 됩니다.

집은 오르기라도 하지 이건 그냥 나가는 돈이죠.-_-;

여기에 기름값, 보험료, 세금...

이 녀석도 집만큼 잡아 먹죠.

여기에 애도 이 만큼 잡아 먹고 있습니다.ㅡㅡ;

이러고 생활비 주니 아내가 매번 돈이 없다는 이야길 하죠.


처음 월에 150 받다가 200으로 조금 있다가 인상 되었을때는 참 여유로웠는데 지금은 300이 넘어 가는데도 빡빡한 인생이 되었죠.

결혼할때의 월급 보다 130만원 정도 올랐는데 주민등록증 떼어 보면 두명이 밑으로 붙어 있어서 혼자(차까지 둘이 쓰다...) 쓰다 셋이서 써야(차까지 넷이서 써야...) 하니 사실 지금 차부터 팔아야 한다는 아내 말도 맞긴 맞습니다.

전세 살다가 대출 이자 내야 하니 지금 차를 중고로 팔고 할부금 정리 한 후 EF 중고 사면 딱 맞긴 하더군요.

허나...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게다가 애가 초등학교 들어 갈때까지 아내는 어디 어디로 이사 가야 한다지만 거기 아파트 가격은 숨통이 죄일 정도의 가격입니다.

젊었을때는 페라리가 국내 수입하면 3억이니 4억이니 이런 이야기 하면서 참 꿈 같은 이야기다 했지만 지금은 엉덩이에 이 비슷한건 깔고 앉고 있습니다.

그나마 평당 1200짜리에 앉아 있는 이유도 3년전에 분양 받았으니 4억(분양가 평당 천에 3억 5천) 이렇지 요즘 분양가가 평당 1500-1700입니다.

같은 동네에 같은 평수라도 요즘꺼는 5억 넘게 분양 하고 있죠.

아내가 말한 동네는 제가 사는 집에 가야르도 하나 얹어 줘야 갑니다.-_-;


이런게 요즘 뉘집 가격이 되었습니다.

애가 초등학교 갈때까지는 비슷하니 중학교 갈때 옮기자고 했지만 과연 애가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지금 회사에 남아 있을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회사에서 7년 더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과연 마흔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도 자신이 없을 정도이고...

과장 진급은 될련지 해도...자신이 없죠.

나가라면 나가야 하니까요.


협력업체 갔다가 헤어질때 악수 하면서 '저 쫓겨 나면 잘 좀 부탁 드립니다.' 하고 인사 하게 되죠.

물론 말이야 '아이고 오신다면야...저희야 환영입니다.' 지만...정작 쫓겨 나서 찾아 가면 이빨 빠진 개 매달아 놓고 안 두들겨 패는게 다행이겠죠.

뭐 젊은 분들이야 이렇게 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만...^^

젊은 분들은 지금 돈 있다고 주체 못 하겠다고 하지 마시고 집 장만 부터 고려하셔야 겠죠.

저 총각때의 집과 지금의 집은 차원이 다릅니다.


솔찍하게 까놓고 이야기 해서...

순수하게 월급만으로 30대 중반에 집 샀다?

이런건 요즘 서울에선 힘듭니다.

요즘 은행 담보대출 이율 4.8% 정도 되는데 제가 대출 받은 금액이 얼마 정도 되는지 계산 나올 겁니다.

자 지금까지 긴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연봉 얼마 얼마 받는다고 봅시다.

결혼하고 애 낳고 그 연봉 중에 얼마 저금할 자신 있습니까?


저로 한번 계산을 해보죠.

예전엔 물가 때문에 2000 받았고 지금은 4000 좀 넘으니 평균 계산하면 3000만원이라는 돈이 나옵니다.

10년 따졌을때 3억입니다.

10년 동안 아예 안 써도 서울에 있는 30평대 새 아파트 못 삽니다.

IMF 때 김대중 정부에서 그동안 묶여 있던 원가 연동제를 건설경기 부양한다면서 풀어 버렸고 IMF 이전과 이후의 집값은 천지 차이 입니다.


물론 아파트 가격이 사기만 하면 무조건 오르니 마구 지어 댔었고 건설경기로 나라가 먹고 살았던 측면은 부정할 순 없습니다만...이후 폐해는 말도 아니죠.

사체 끌어다가 카드빚 매꾼 역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국계 투자회사 그때 외화 조금 지원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 뜯어 가는 것 보십시오.

그 당시 좋은 회사들도 마구 헐값에 팔아 외화 벌이 했습니다.


지금 이 동네만 해도 IMF 이전에 7천 분양 하던 아파트들이 지금은 3-4억 호가 합니다.

연봉은 따져 보면 옛날 초봉 2000에 비해 요즘 3000이면 50% 인상이지만 아파트 가격은 물가상승율이니 연봉이니 다 뛰어 넘습니다.

더구나 저때는 은행에서 80%까지도 대출 되던 시기 였습니다.

지금 머리나쁜 대통령이 또 한명 생겨서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더 장난 아니게 되었습니다.


외제차도 별로 없을때의 엘란은 정말 꿈이었습니다만...

젊었을때는 연봉 받는게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만...10년이 지나면 달라 집니다.

친구들 중에서 연봉 1300부터 연봉 3000만원까지 그 시절 달랐던 적이 있었죠.

이러니 지방 생산직 가는 친구와 엘란 타면서 폼나게 사는 인생이 차이가 나게 보였지만 지금은 제가 볼땐 역전 되었습니다.

1300 받던 친구는 지방으로 가면서 다행이 비싼 집값을 피해서 아파트 장만 하고 현재는 천안으로 이사 했지만 그 전에 살던 수원 영통 아파트를 3억정도에 팔았었고 연봉 3500만원을 받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때 당시 3000 받았던 친구는 지금 중소기업 연구소로 옮겨서 연봉 3500에 대출금 6천 포함해서 1억 5천짜리 전세 삽니다.


제 동기들만 봐도 10년차 이상이 되면 이렇게 자산을 어떻게 재테크 했냐에 따라 5천 전세 사는 사람 부터 분당에 입성하여 39평 사는 사람까지 달라 집니다.

사실 이 시기가 오면 연봉은 크게 좌우를 안 합니다.

왜냐면 2500을 받던 5000을 받던 다 삶이 거기에 맞춰서 살아 가게 됩니다.

2500 받으면서 애 둘 낳아서 버둥거리고 다 살게 되어 있고 5000 받아서 애 하난데도 그 넘도 똑같이 버둥거리면서 삽니다.

EF 중고로 800주고 산 넘은 차안에서 서서 가고 3000주고 TG 산 넘은 차 안에서 누워서 운전합니까?

다 거기서 거기인 셈이죠.

이렇게 다 맞춰 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제 부터의 평가는 연봉이 아니죠.

직장에 과연 언제까지 살아 남느냐...노후엔 어떻게 먹고 사냐...자산은 얼마나...애는 공부 잘 하냐 못 하냐...과연 몇세까지 멀쩡하게 살다 가느냐...마누라랑 금술은 좋냐 안 좋냐...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하나 들어 간 걸로 인생이 결정 되고 끝나는 거라면 얼마나 삶이 허무합니까?

회사 입사 하나로 인생이 결정 나는 것도 아닙니다.

삶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죠.



제 남은 바램은 직장에서 오래 살아 남으면서 연봉 얼마 받기? 이런게 아닙니다.

우선 자식 녀석이 공부를 좀 잘했으면 하는 바램과...

그 녀석 장가갈때까지 연봉 1000만원 일이 되더라도 일을 계속 하고 있는 바램과...

와이프에게 이혼 안 당하고 황혼까지 살 바램과...

자식 넘 장가 갈때 대출 받아 전세금 얼마 보태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퇴직금과 아파트 역 모기지론으로 남은 인생 편안하게 마감할때까지 손 안 벌리고 사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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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출처는 보배드림입니다.

Posted by 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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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ding

Freetalk 2006. 10. 24. 10:06 |
오랫만에 스튜디오촬영..

그것도 웨딩촬영을 하게됐습니다. 사진편집을 다 하고

뭔가 부족한거 같아서 뭐를 더 넣을까 고민하다가 요즘 많이 유행하는

사진으로 간단한 동영상 만들기를 해봤습니다.

'Vegas' 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만들고 보니

플래쉬로도 다 되는거 같네요..-_-;;;

그냥 습작수준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해 주세요..

Posted by 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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